'책읽는당 18기' 창작과비평 가을호: 시대 전환의 징후를 읽는다 기타-잡글

<87년체제의 정치적 전환을 위해>를 읽고서


요즘 유행하는 ‘헬조선’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의 원인을 김종엽은 ‘바꾸거나, 천천히 죽거나’에서 체제 자체의 문제점이라 지적하고 있다. 지금 체제인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 김종엽은 국정원을 중심으로 국가권력이 점점 강화된다고 분석하며 이를 탈민주화로 보고 있다. 다른 한 축으로는 세월호와 메르스 사건으로 대변되는 국가 기능의 상실을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국가 기능 상실의 원인을 탈민주화와 연관 지어 설명하는데 두 가지 성질은 분명히 연관이 있겠지만, 이미 그래프를 통해 각각을 별도의 축으로 나누었다면 그 원인도 별개로 전개 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탈민주화에 대해선 대체로 동의하나 국가 기능 상실의 원인은 탈민주화라기보다는 극단적인 신자유주의로 인한 국가의 기업화가 더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러한 경제와 관련된 문제들은 이명박 정부 이후가 아닌 97년 IMF 이후의 변화부터 감지해야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쉬웠다.

이어서 김종엽은 87년 민주화운동의 의미와 그 후 민주화 세력이 어떻게 정치 세력화되었는지 설명하며 종국에는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소선거구제를 대선거구제로 바꿈으로써 지금의 ‘2.1정당체제’를 ‘2.5정당체제’로 진화시키자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 자체는 필자도 대체로 동의하는 바지만 이 글의 서두에서 밝힌 글의 목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서두 말미에 한국 사회는 지난 2012년 대선 때 정치적 전환에 실패했기에 “다시 한번 전환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댓가를 헤아려보고 구조적으로 조망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그럴 때 전환을 향한 동기가 강화되고 더불어 방향감각 또한 재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탈민주화와 국가 기능 상실을 통해 구조적으로 조망하는 작업은 비교적 엄밀히 진행된 것에 비해 동기 강화와 방향감각의 재조정이 선거법 개정만으로 가능한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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