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올해의 베스트 기타-잡글

해가 바뀌었으니 이번에도 어김없이 2015년, 올해의 베스트를 꼽아보자.


올해의 영화 : 암살(국내)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외국)


국내(가나다순)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스물

암살

위로공단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협녀, 칼의 기억

거장의 귀환, 혹은 신예의 패기로 국내 영화 리스트가 채워졌다. 최동훈의 <암살>은 <타짜>에 버금가는 쫄깃함을 선사하며 상업영화로서의 느낄 수 있는 극단의 쾌감을 안겨주었다. 홍상수의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전작 <자유의 언덕>에 이어 웃으며 즐길 수 있었는데 홍상수의 여유가 보이는 것 같아 좋았다. 박흥식의 <협녀, 칼의 기억>은 이병헌으로 인해 개봉이 밀리며 흥행은 철저하게 망했지만, 한국 무협 영화로의 가치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동명이인 이병헌 감독의 <스물>은 오로지 재미만을 추구했다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졸업작품 같은 엉성함은 분명 있지만 입봉작 특유의 눈치 보지 않는 무대뽀가 느껴져서 좋았다. <위로공단>은 영화라기보다는 작품에 가까운데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정치적 메시지를 지지한다.


외국(가나다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버드맨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컨텀

스틸앨리스

에이미

킹스맨

유독 블록버스터가 많았던 한해였다. 연초에 <킹스맨>을 시작으로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 <어벤져스>, <007>, <스타워즈>까지 쉴 새 없이 헐리우드발 불록버스터가 극장가를 강타했다. 그중에서 단연 으뜸은 <킹스맨>과 <매드맥스>였다. 폭력성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며 기어이 폭소를 이끌어낸 <킹스맨>과 잔기술 부리지 않고 우직하게 밀고 나간 <매드맥스>의 끊임없는 액션신들은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올해의 연극 : 문제적 인간, 연산

올해의 공연 : 정명훈의 베토벤 교향곡

이자람을 좋아하는 애인따라 나 역시도 이자람의 공연을 자주 보게 되었다. 보면 볼수록 멋진 아티스트다. 판소리꾼과 밴드 보컬을 왔다 갔다 하며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갱신하는 그녀를 보며 나 역시도 부지런히 살아야겠다고 늘 다짐하곤 한다. 이자람은 심지어 연극에도 출연한다. <문제적 인간, 연산>에서 장녹수로 분한 그녀의 연기를 보며 다시 한 번 그녀의 다재다능에 감탄했다. 그리고 그녀의 출연과 별개로 <문제적 인간, 연산>은 충분히 웰메이드 연극이었다.

고백하건대 서울시향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정명훈의 서울시향 공연을 볼 생각을 했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예매한 정명훈의 베토벤 교향곡은 나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주었다. 이렇게 잘하는 오케스트라가 바로 옆에 있었다니. 오버하자면 내가 서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정명훈의 공연에 큰 감동을 받아 연이어 열린 브람스 협주곡도 보러 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말로, 진실로 정명훈의 마지막 공연이었던 합창 교향곡을 예매까지 하고도 보러 가지 못했다. 정명훈의 공연이 더 보고 싶기에 그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이 너무나도 야속하기만 하다.


올해의 드라마 : 없음

올해의 예능 : <SHOW ME THE MONEY> & <UNPRETTY RAPSTAR>

드라마는 특별하게 본 게 없다. 예능만 주구장창 봤다. 그중에서 올해의 예능으로는 엠넷의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을 뽑겠다. 시쳇말로 엠넷에서는 1년 내내 힙합 서바이벌을 했다. <언프리티랩스타>를 시작으로 <쇼미더머니4>를 거쳐 1년도 안 돼 돌아온 <언프리티랩스타 2>까지 계속해서 서바이벌 예능-음원 발매-콘서트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통해 힙합이라는 장르를 예능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스웩과 디스만이 힙합의 전부가 아니거늘, 예능을 통해 비춰지는 힙합에는 자신들의 별 볼 일 없는 것들을 자랑하는 스웩과 원색적인 디스만이 남은 것 같다. 


올해의 책 : 셰익스피어 - 햄릿

올해의 소설 : 윤이형 - 루카

올해의 시집 : 안희연 -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팽귄클래식을 읽는 모임에 잠깐 참여한 적이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열심히 참여하지 못했지만, 덕분에 고전 중의 고전인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읽을 수 있었다. 대략적은 내용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다시금 정독한 <햄릿>은 고뇌하는 인간 햄릿 이외에도 다양한 군상들을 보여주는 블랙 정치 코미디로 읽혀 재미있게 읽었다. 윤이형의 <루카>는 읽은 지 제법 오래되었는데 여전히 머릿속에 그 잔상이 남아 있다. 자신의 아들을 긍정하기 위해서 자신의 삶을 부정해야만 했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말이다. 시집은 사실 1년에 몇 권 안 읽어서 ‘올해의’ 타이틀을 달기 민망하지만(따라서 정확히는 ‘올해 읽은’에 가까울 것이다.) 그래도 안희연의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는 정말 좋았다. 계속해서 그녀의 시를 읽고 싶다.


올해의 음반 : 김사월 - 수잔(국내) Nate Ruess - Grand Romantic(외국)

가을방학 - 세 번째 계절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 썬파워

김사월 - 수잔

레드벨벳 - The Red

영기획 - 3 Little Wacks

트렘폴린 - MARGINAL

E SENS - The Anecdote

f(x) - 4 Walls

김사월로 시작해 김사월로 끝난 한해가 아닌가 싶다. 연초에 김사월x김해원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신인상을 받더니 솔로 앨범 <수잔>으로 그 열풍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곡이 김x김 활동 이전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확실히 최근에 만들었다는 인트로 ‘수잔’과 아웃트로 ‘머리맡’이 제일 좋았다. ‘젊은 여자’도 트위터에서 아이돌빠로 활동하는 김사월을 알고 들으면 더 재미나게 들린다. 쏟아지는 힙합 앨범 중에서는 단연 이센스의 앨범이 돋보였다. 아니, 최고였다. 첫 곡 듣는 순간 ‘아, 이건 닥치고 클래식이다.’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다들 중견 뮤지션인 가을방학, 구남, 트렘폴린은 나란히 3집을 발매하며 여전히 좋은 음악을 들려줬다. 이제 검정치마만 3집을 내면 된다! 얼른 내줘! 현기증 난단 말이야! 대중음악계 장인인 SM은 또다시 무서운 신예 레드벨벳을 만들어냈고 유일무이 EDM 아이돌 f(x)는 설리의 공백을 무난하게 메꾸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마도 제일 많이 들은 앨범은 영기획의 3주년 컴필레이션 앨범인 <3 Little Wacks>일 것이다. 특히 사람12사람의 ‘Fish Wish Kiss’를 적극 추천하는 바이다.

외국 음악은 많이 안 들었는데 그래도 그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내가 애정 하는 그룹 fun의 보컬인 Nate Ruess의 솔로앨범이다. 앨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그룹에서보다 좀 더 로맨틱한 노래들을 부르다 보니 살짝 미카 냄새도 나지만 Nate Ruess 특유의 목소리 톤이 너무 좋다. 지난번 내한 공연 때 가지 못했는데 또 왔으면 좋겠다.


올해의 EP : 혁오 - 22

공중도덕 - 공중도덕

빅뱅 - M.A.D.E.

아이유 - CHAT-SHIRE

혁오 - 22

Simon Dominic - W & only

2년에 한 번 열리는 무도 가요제는 예능을 넘어 음원 시장에서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거대 축제가 되었다. 올해 역시 무도 가요제에 참여한 빅뱅, 아이유, 혁오 등이 무도 가요제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EP에서도 좋은 음악을 들려줬다. 그중에서 특히 혁오의 경우 거의 문화현상으로 불릴 정도로 대단한 열풍을 불러일으켰는데 나 역시도 그들의 <21>, <22>를 즐겨들었으며 더불어 혁오가 언급한 공중도덕의 <공중도덕>도 덕분에 많이 들었다. 힙합계에서 올해의 앨범에 이센스가 있다면 올해의 EP에는 사이먼 도미닉이 있다. 이미 사운드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해 줄기차게 들었던 ‘돈은 거짓말 안 해’를 비롯해 라디오스타에서 음원 발매하지 않겠다 했던 ‘사이먼 도미닉’까지 기존 공개 곡 뿐만 아니라 신곡 ‘W & only’도 AOMG 때깔답게 좋았다. 더 이상 슈프림팀은 없겠지만 각자 래퍼로서 계속해서 활발히 활동하기를 기대해본다.


올해의 노래 : 레드벨벳 - Dumb Dumb

올해의 음악인 : 빅뱅

올해의 신인 : 여자친구

올해 내가 제일 많이 들은 노래는 아이유의 ‘마음’, 레드벨벳의 ‘Dumb Dumb’, 여자친구의 ‘오늘부터 우리는’, 키썸의 ‘슈퍼스타’ 그리고 별양의 ‘Farewell’이다. 그중에서 고민 끝에 고른 올해의 노래는 바로 레드벨벳의 ‘Dumb Dumb’. 전작 ‘Ice Cream Cake’부터 이어져 온 짜깁기 한 듯한 곡 전개와 중독성 넘치는 싸비, 자유로운 듯 꽉 짜여진 안무는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한다. 추가로 언급하고 싶은 노래는 별양의 ‘Farewell’이다. 별양은 밴드 아침의 보컬 권선욱이 만든 일렉트로닉 듀오인데 이 노래 역시도 아침의 마지막 곡으로 생각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하지만 끝나는 마당에 신곡 발표하는 게 거시기 해서 미루다 결국 별양의 이름으로 내놓은 곡이다. 별양은 아직 2개의 싱글만 발표했지만 2016년에는 그들의 좋은 노래로 꽉 찬 앨범이 나오길 기대한다.

올해의 음악인은 빅뱅. 무한도전과 손석희의 뉴스룸에 나왔으면 말 다한 거 아닐까? M.A.D.E.라는 컨셉으로 4개월에 걸쳐 발매한 싱글앨범들은 모든 곡이 음원 순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Dirth Cash’나 부르던 빅뱅이 이리도 클지 누가 알았을꼬?

올해의 신인은 내 마음대로 여자친구! ‘유리구슬’과 ‘오늘부터 우리는’으로 이어지는 다만세류 타이틀곡들이 내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다. 사실 여자친구는 아직 멤버 구분도 잘 안 되고 무대도 찾아볼 정도로 팬은 아닌데 대신 노래는 정말 많이 들었다. 올해의 신인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개별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롱런하는 그룹이 됐으면 한다.


올해의 스포츠 경기 : 메이웨더 vs 파퀴아오

올해의 스포츠 선수 : 강정호

올해의 스포츠 팀 : FC 바르셀로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건 없었지만 왜 소문났는지는 알 것 같았던 올해의 스포츠 경기,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한판 승부. 실상 경기 자체는 별거 없었지만, 경기 전후로 쏟아지는 수많은 이야깃거리만으로도 충분히 올해의 스포츠 경기가 될 만했다.

올해의 스포츠 선수는 강정호. KBO에서 MLB로 직행한 최초의 야수, 그가 기어이 일을 냈다. 무려 이달의 루키에 뽑힐 정도로 기대 이상의 큰 활약을 펼친 것이다. 후반기 부상이 못내 아쉬울 정도로 강정호는 백업과 주전을 오가며, 유격수와 3루수를 넘나들며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올해엔 박병호와 김현수까지 진출하며 부쩍 KBO 출신 야수들이 많아진 느낌인데 다들 빅리그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

팬심을 떠나서라도 올해의 팀은 FC 바르셀로나가 아닐까 한다. 비록 스페인 슈퍼컵 하나를 내주긴 했지만, 트레블에 이어 5관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2015년을 장식했다. 말이 필요 없는 MSN 라인을 앞세운 바르셀로나는 또다시 자신들의 한계를 넘어 2연속 트레블을 노리고 있다. 비달과 투란이 합류하는 만큼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는 아니다. 그들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심과 빡센 스케줄 뿐이다. 부디 루쵸가 적절한 로테이션을 통해 험난한 스케줄을 넘어 다시 한 번 빅이어를 멋지게 들었으면 좋겠다.


올해의 여행 : 해인사 방문

올해의 아이템 : 탑텐 백팩

1년 내내 외국에 나가질 않았다. 하여 올해의 여행은 해인사 방문이다. 벌써 두 번째다. 해인사에 계신 내 친구 종고 스님을 뵙고자 친구들끼리 오손도손 해인사로 놀러 간 것이다. 겉으로는 템플 스테이지만 실상은 어릴 적 친구들과 농담 따먹기로 점철된 여행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가끔 다 같이 어딘가로 놀러 가는 건 정말 좋은 것 같다. 올해는 특히 내 애인도 함께 동행해 더 뿌듯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잘 어울려 노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하다.

애인이 선물해준 프라이탁 크로스 백은 정말 예쁘고 실용적이지만 장시간 맥북과 각종 책을 들고 다니다 보면 한쪽 어깨가 너무 아프다. 그리하여 백팩을 물색하던 중, 친구가 매던 탑텐 백팩이 눈에 들어왔다. 단돈 3만 원! 그 길로 나 역시도 같은 백팩을 색깔만 다르게 해서 샀다. 그리고 취업 준비 하는 내내 열심히 들고 다녔다. 싸서 그런지 벌써 지퍼 끝 부분이 너덜너덜해졌지만 이미 뽕은 충분히 뽑았다.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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